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내가 탈 비행기 시간이 더 일렀기 때문에 이에 맞추어 공항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항 근처의 아웃렛에서 자기 코트를 사는 것 외에는 특별한 계획은 없었다. 덕분에 오전에 늦잠을 잔 후 여유를 가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항까지는 AEL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홍콩 역에서 공항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한다. 먼저 공홍콩 역까지 가기 위해 MTR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였다. 셔틀버스는 셩완역 인근의 몇 개의 호텔 앞에 정차한 후 홍콩역으로 향하였다. 약 20분 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다. 걸어가는 시간과 대동소이 했지만 무엇보다 짐이 많았기 때문에 버스에 앉아 편하게 홍콩역까지 갈 수 있었다.
3일 간 편안히 지냈던 숙소를 떠나며.
근데 짐이 많다! 모든 가방이 꽉 참!
홍콩역에 도착하여 얼리 체크인을 시도해보았다. 진에어는 저가 항공이어서인지 시간이 지나서인지 모르지만 없었기 때문에 자기 것만 짐을 부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줄이 길었고, 겨우 우리 차례가 왔지만 우리가 섰던 줄은 에디오피아 항공의 짐을 받지 않아 그냥 공항에서 처리하기로 하였다. 표시를 제대로 해 놓으라고! 흥! AEL 내부는 쾌적했는데 뒤에 앉아 있던 아줌마의 암내가 심해 썩 편하지는 않았다. 씻고 다녀라 -_-
홍콩 역에서 미리 수속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실패. ㅠ.ㅠ
공항에 도착하여 자기 짐을 부치려고 하였으나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아 내 짐을 먼저 처리하기로 하였다. 진에어는 저가 항공사여서 데스크도 다른 건물에 있었다. 싸니까 감수해야할 부분이지만 매번 이러면 귀찮다. 가뜩이나 사람도 많아서 30분 정도 걸려 처리할 수 있었다. 슬슬 광폭화 태세를 준비 중인 자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늦은 아점을 먹기로 했다. 홍콩 공항 내에 있는 식당 중 괜찮아 보이는 곳을 찾아 들어갔다. 중식 요리점이었는데 가격은 공항 내에 있는 것을 생각하면 비싸지 않았다. 볶음밥 세트와 볶음국수 세트를 하나씩 시켜 푸짐하게 먹었다.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까지 먹방 사진은 놓치지 않았다.
홍콩 역에 도착하여 우리는 먹는다.
마지막까지 먹는다.
볶음밥 먹는다.
먹는다. 신난다.
볶음국수도 먹는다.
우리의 마지막 아점을 책임졌던 홍콩 공항의 식당.
그 다음 자기 짐을 부치러 이동. 에디오피아 항공 데스크를 찾는 데에 다소 헤매었고, 처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지만 별 탈 없이 수속 완료. 시간을 보니 아쉽게도 아웃렛을 다녀올 시간은 부족했다. 자기의 코트를 개비해야 하는데! 오전에 너무 여유를 만끽했던 것 같다. 대신 마지막까지 자기에게 달콤함을 충전해 주었다. 홍콩에서는 마지막까지 먹는다!
공항에서 수속을 마치며 '돌아가기 싫어 ㅠ.ㅠ' 코스프레.
하지만 단 걸 먹으면 힘이 날 거야~
그리고 시간이 되어 출국 심사를 하고 자기와 잠시 떨어져 있게 되었다. 인사를 나누고 서둘러 진에어 게이트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이게 또 저가 항공이라 게이트가 차 타고 이동해야 하는 곳이다. 시간이 촉박하다! 버스를 내려 달리고 달려 에스컬레이터를 박차고 올랐더니 게이트가 닫히기 일보 직전. 직원들이 'Lucky Lee~' 라고 웃어보였다. 아무튼 겨우겨우 무사히 탑승. 땅콩회항 사태 같은 건 없이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자기와 함께 해서 즐겁고 맛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시간 및 여건이 될 때마다 자기와 식도락 여행을 떠나야지. 자기도 수고 많았어요! 사랑해!
다음 날은 조금 더 일찍 일어났다. 원래 계획은 제니 베이커리가 열기 전에 줄 서 있다가 쿠키를 사는 것이었지만 그 정도까지 일찍 일어나는 것은 무리였다. 10시 전에 준비해서 줄까지 서야 한다니 이건 너무 비인간적이다.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어제보다 더 긴 줄이 대기하고 있어서 다짜고짜 오늘도 먹방으로 시작한다.
홍콩 사람들은 아침 식사로 고기가 들어간 죽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우리도 이를 시도해보기 위해 다소 허름해 보이는 동네 식당을 찾았다. 그래도 가이드북에 나오는 식당인지라 제법 주변에서는 유명한 곳인지 대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리가 나자 합석을 하게 되었는데 자기가 홍콩에서는 합석이 흔하다고 귀뜸해 주었다. 다들 조용히 자기 식사만 했기 때문에 특별히 불편함은 없었지만, 80년 대 이후로 합석을 해 본 기억이 거의 없어서 신선한 경험이었다. 아침부터 다양하게 시켜 보았다. 메인 메뉴 죽을 중심으로 옆자리 아저씨가 먹는 걸 보고 시켜 보았던 볶음 국수, 죽에 넣어 먹는 튀김빵, 그리고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전도 시켜 먹었다. 우리도 대륙의 기운을 이어받아 대식가의 혼을 깨워냈다!
죽에 말아 먹는 용도의 튀김빵. 그냥 먹으면 별 맛 없는데 넣어 먹으면 꿀맛.
같은 테이블의 아저씨가 먹는 것 보고 충동 주문한 볶음 국수. 매우 성공적이었다!
고기가 들어간 죽. 처음 접하는 맛이었는데 생각처럼 느끼하지도 않고 매우 맛있다!
무언가 들어간 전. 약간 짠 것을 빼면 이것도 맛있었다.
대륙의 기상을 본받아 한상 가득 차려 먹는다!
다 먹고 나와 식당 앞에서 한 컷! 맛있는 아침 식사에 신났다!
같이 신남! ㅋㅋ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기운을 얻은 후 용기를 내서 제니 베이커리 줄에 동참하였다. 여전히 줄은 길었지만 배부른 자기는 관대하였다. 생각보다 빠르게 줄이 줄어들어 곧 우리의 차례가 되었고 번호표를 받은 후 각자 두 개, 총 네 개의 쿠키를 획득하였다! 치사하게 1인당 2개만 판다만, 기다리다가 못 먹는 사람이 생길 불상사를 생각하면 괜찮은 정책인 것도 같다. 가게 안은 과자를 굽는 기계도 없고 그냥 하얀 몇 평 안되는 공간에 창고와 판매대만 보였다. 이게 과연 마약 쿠키라 불릴만할지 시식하게 되는 건 한국에 온 후에도 제법 지난 뒤의 일이다.
줄이 길어! OoO
꺽었는데 또 줄이야 ㅠ.ㅠ
저 앞에 보이는 가깝고도 먼 제니 베이커리.
샀다! 기분 좋아졌음! 신남! >_< 해맑다 ㅋㅋㅋ
여세를 몰아 차유엔퐁이라는 조그만 차 가게를 찾아갔다. 아마도 모자지간인 것으로 보이는 두 분이 계셨는데 식사 중에 방해한 듯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매우 친절하게 맞아 주었다. 설명을 들으면서 이것저것 차를 맛 보았다. 차 맛에는 조예가 깊지 않지만 모두 깔끔하고 맛이 좋았다. 자기는 몇 개의 차를 종류별로 구매하였고, 나도 부모님께 가져다 드릴 백차를 구매하였다. 정성스런 접대에 우리는 기분이 좋아졌고 인사를 하고 나올 때 주인 아저씨(아마도?)께서 다음에 올 때는 이 자리에 없을지도 모르니 홈페이지를 확인해 달라며 명함을 주셨다. 사진을 찍어두었으니 나중에 홍콩에 다시 올 일이 생기면 찾아가게 될 수도 있겠지.
직접 차를 내려주시던 차유엔퐁의 주인 아주머니. 색깔을 보아하니 이건 우롱차인가?
맛있다! 신난다!
차유엔퐁 명함. 홈페이지 참고할 것.
오전에 구매한 물품들을 방에 가져다 놓을 겸 잠시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였다. 오늘 점심은 호텔 식당을 이용해 보기로 하였다. 나름 정갈한 점심 세트를 광고하고 있었기에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주 멋드러지는 맛집 정도는 아니지만 무난하게 맛있었다. 샐러드로 시작해서 스프, 메인 요리, 후식까지 나무랄 데가 없었다.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샐러드!
스프!
관자 들어간 볶음밥!
로스트 비프!
웨이터~ 더 가져와~
그래서 나온 후식 바나나 케이크.
점심 식사로 기력을 충전한 후 2차 나들이를 나섰다. 오늘은 홍콩에서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선물 등 아낌없이 지르기로 하였다. 그래서 다시 찾은 제니 베이커리. 오전보다 줄이 짧은 것을 확인하고 얼른 다시 줄을 섰다. 이것으로 우리가 확보한 물량은 9개! 이 정도면 선물로 충분하다. 흐뭇하게 IFC로 가서 시티 슈퍼를 구경했다. 알겠지만, 우리 여행에 슈퍼마켓은 필수 코스이다. 큰 슈퍼가 없는 동네는 나쁜 동네야. 이것저것 몇가지 물품을 산 후에 TWG에 가서 차를 샀다. 처음 들어가서 당당하게 이거 주세요 했더니 가격이 우리가 생각한 거의 10배였다.열심히 원인을 추궁했는데, 캔이 비싼 거냐, 우리는 조금만 살거다 했는데도 그 가격. 알고보니 모두 같은 통 같아도 안에 들어있는 차 종류가 다 다른 거였다. 그리고 자기가 가리킨 것은 그 중 제일 비싼 얘였지. 역시 우리 자기 안목이란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려고 했던 걸로 달라고 하고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매장 안은 못 찍는다고 해서 나와서 문 앞에서 한 컷. 그런데 우리 어제는 안에서 찍었잖아? 그리고 바로 옆 가게인 기와명과에서 과자를 하나 더 사고 뿌듯한 마음으로 IFC를 나섰다.
배가 부르니 불타오르는 쇼핑혼! 한 번 더 제니 베이커리 습격!
IFC로 돌아가 시티 슈퍼 습격!
TWG 습격!
쇼핑하느라 힘들었으니 그 다음은 뭐다? 그래서 찾은 타이청 베이커리. 타르트가 맛있다고 하여 각 1개를 사서 맛 보았다. 홍콩 와서 먹은 타르트 중에서도 제일 맛있었다. 한국 체인 제과점에서 파는 것은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
열심히 샀으니 달콤한 타르트로 기력을 회복! 앙~
먹었으니 다시 사야지. 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의 시선을 끌던 우연찮게 만난 홈리스라는 상점에는 예쁜 것들이 많았다. 가장 시선을 끌었던 것은 미피 등이었다. 특히 구름 타고 있는 미피가 탐났는데, 들고 가기가 애매해서 참아야 했다. 그래도 여러가지 자기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살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사슴, 고래, 해구름,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곰까지! 동물 농장이 점점 번창하고 있다.
쇼핑혼 재발동! 홈리스에서 산 사슴모양 악세사리 거치대.
고래!
망치? 는 안 삼.
벽시계 및 장식. 도 사지는 않음.
해구름 계란 후라이 틀!
미피 등!
구름탄 미피! 매우 가지고 싶었으나 들고올 일이 막막하여 패스 ㅠ.ㅠ
그렇게 쇼핑혼을 불태우고 모델 포스 뽐내 주시고~
숙소로 돌아오니 자기는 기력을 완전히 소진하여 모든 의욕 상실! 자기 치고는 많이 움직였고, 쇼핑 시간도 길었지. 하지만 정말 아침 식사부터 즐거운 하루였다. 그러니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늘 하루도 먹으면서 끝내야한다! 거위 요리집에 가서 식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자기를 쉬게 두기 위해 식당으로 가서 테이크 아웃을 하기로 하였다. 거위집은 숙소 바로 옆이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고 친절하고 신속하게 거위 요리를 내주었다. 홍콩을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딤섬을 먹고 싶다고 하여 딤섬집을 찾아갔지만 여기서는 포장이 안 된다고 하여 실패. 또다시 반만 성공한 덕후가 되어 방으로 돌아왔다. 거위 요리 사진이 왜 없는지 모르겠는데 맛있었다. 거위는 처음 먹어봤는데 기름지지 않고 텁텁하지도 않은 것이 별미였다. 하지만 역시 이것으로 우리 배를 채우기는 어려웠는지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잖아! 그래서 자기는 거위의 힘으로 밖으로 나가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시간이 늦어 근처에 열린 음식점이 많이 없었는데 등잔 밑이 어두웠던지 숙소 바로 옆 건물에 푸드코트 같은 곳이 있었다. 둘러보다가 볶음 국수로 결정, 이 역시 테이크아웃하여 그렇게 홍콩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마쳤다. 자기와 함께한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여 너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았다. 하루만 더라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한국에서도 좋은 시간 만들어 가길 기약하면서 그렇게 홍콩에서의 마지막 밤은 깊어갔다.
새 숙소에서 편안히 자고 느지막히 일어나 하루를 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마음은 매우 느긋했는데 어차피 쉬려고 왔으니 시간에 쫓길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오늘의 주요 일정은 애프터눈 티를 먹는 거였고 이 때문에 아점을 먹는 편이 시간 맞추기가 편리했다. 여유롭게 자기 셔츠까지 다림질하고 나서 방을 나설 때는 11시 경이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호텔에 있으면서 팁을 한번도 안 줬는데, 나중에 가이드북 보니 홍콩은 영국식 문화라 팁 주는 문화였다. 이건 조금 미안하군.
오늘의 아침은 완탕면으로 정해져 있었다. 센트럴 부근에 침차이키라는 유명한 맛집이 있어서 그곳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옆집을 들어갔다가 나오는 등 착오는 있었지만, 함정을 피하고 무사히 침차이키를 찾을 수 있었다. 식사를 하기에는 애매한 시간이었지만 식당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있었다. 점심 시간에 가면 줄 서서 먹는다는데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편하게 먹기에는 적절한 시간 선택이었다. 새우 완자만 들어간 완탕면과 새우와 고기 완자가 들어간 완탕면을 각각 하나씩 시키고 레몬티를 시켜 먹었다. 중국 음식하면 기름지고 느끼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완탕면은 의외로 담백하고 면의 식감도 좋아 매우 훌륭한 맛이었다. 이건 다시 찾아와 먹어줄만한 가치가 있다. 참고로 새우 완자가 고기 완자보다 훨씬 맛있다.
침차이키 도착! 늦은 아점에 광폭 뜨기 일보 직전의 고요함. 웃는 게 웃는 게 아니...
완탕면! 추천에 또 추천! 팩에 담아 파는 레몬티도 싸구려 같지만 간편하게 먹기 좋다!
과연 그 맛은?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표정이 달라졌...
저도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침차이키를 착한 식당으로 선정합니다.
침차이키는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시작 부근에 위치해 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에스컬레이터의 끝까지 올라가보기로 하였다.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정도 되는 길이로 수십 개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걸 출퇴근 용으로 만들었다니 섬이긴 해도 역시 대륙의 기상이 느껴진다. 올라가면서 좌우로 골목들이 보이긴 하지만 생각했던 것처럼 경치가 좋지는 않았다. 마천루의 도시답게 건물이 정말 높아서 사방으로 시야를 다 가리고 있다. 말 그대로 건물의 숲같은 느낌이다. 한국 아파트도 높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기본으로 타워펠리스 정도의 높이는 되어 보였다. 아무튼 제법 시간을 들여 에스컬레이터의 끝까지 가보았지만 역시 시야가 트이지는 않았다. 여기서 더 올라가 전망대를 가면 잘 보이겠지만 날씨가 화창하지 않아 좋은 경치가 기대되지는 않았기에 우리는 기념 사진을 찍고 다시 내려가기로 하였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시작점 부근. 맛있는 완탕면을 충전 후 즐거워진 자기!
나도 신남 ㅋㅋ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정상, 이지만 사방은 건물에 둘러싸여 있다. 그래도 목표 달성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우리 자기 길다!!!
내려올 때는 에스컬레이터가 일방통행이어서 걸어서 내려왔다. 바람이 불어 특별한 구경거리 없이 열심히 내려왔는데 내려와서 보니 센트럴이 아니라 셩완역 근처로 와버렸다. 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커다란 눈사람이 있어 동심으로 돌아가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제니 베이커리가 근처여서 가보았는데 아니나다를까 줄이 길어서 일단 내일 사기로 하였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고 바람이 불어 밖에서 줄서서 기다리기는 좋은 날이 아니었다. 빠른 포기로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센트럴에 위치한 우체국으로 향하였다. 자기가 그간 썼던 엽서를 한국으로 보냈다. 다시 한 번 홍콩은 특히 관공서에서 영어가 잘 통해서 매우 편리했다. 게다가 친절함은 덤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옷차림은 이래도 여기는 크리스마스 시즌!
엽서 보내면서 즐거운 자기!
티타임까지는 시간이 있었지만 일단 리츠칼튼 호텔 부근으로 이동하였다. 리츠칼튼 호텔은 구룡반도 쪽에 있기 때문에 다리를 건너야 한다. 둘 째 날 구룡반도에서 홍콩 섬으로 넘어올 때는 짐이 많아 택시를 이용했지만 오늘은 지하철을 이용했다. 짐만 없으면 지하철이 더 편하고 빠른 방법이다. 구룡역에서 내리면 바로 엘리먼츠 몰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엘리먼츠 몰은 리츠칼튼 호텔과 연결되어 있어 우리는 시간이 될 때까지 잠시 몰 구경을 하였다. 여기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H&M에 들러서 옷을 15벌 정도 입어보면서 자기에게 패션쇼를 선보인 결과 니트(가디건? 셔츠?) 두 개를 득템하였다! 홍콩에서 사이즈는 L이 맞는다, 체크해두자. 게다가 스키니진도 들어는 가는 몸이 되었다? 다이어트의 효과를 실감했다.
엘리먼츠 몰에서 만난 호두까기 인형이 생각나는 병정 인형.
여기저기 트리가 많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은 무슨... 좋은 가을 날씨다.
드디어 오늘의 메인 이벤트 리츠칼튼 호텔의 102층 카페 The Lounge에서의 애프터눈 티세트를 먹으러 왔다. 오기 전에 예약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창가 자리는 대기 번호가 29번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찍 도착한 덕분인지 창가 자리로 업그레이드 해주었다! 티세는 1인분만 시키고 차를 하나 더 추가하였다. 창문이 깨끗하지 않은 것이 옥의티였지만, 경치도 좋고 차와 다과 모두 훌륭했다. 세 시부터 여섯 시까지 시간을 꽉 채워 오후의 한가한 시간을 즐겼다.
창가 자리에 대만족! 자기야 좋아?
102층에서 내다보는 홍콩의 전경. 창문을 닦은 직후에 오면 더 좋을 것 같다!
드디어 등장한 티!세!트! 무려 크리스마스 기념 테디베어 티!세!트!
신났다!
1층부터 시식! 마이쪙!
2층 주민 곰돌이도 앙~!
3층 산타 곰메달 획득!
어느새 텅 빈 3단 트레이.
해는 서서히 저물어 간다.
누워서 절 받는 편지 쓰기 놀이!
우리 자기는 피아노도 잘 친다!
엄청 큰 곰 인형!
로비로 나와 즐거운 오후의 시간을 마무리!
택시를 타고 첫 날 숙소가 있었던 침사추이 부근으로 갔다. 정확히는 그보다 약간 북쪽에 위치한 몽콕에서 야시장을 구경했다. 당연하게도 야시장은 먹으러 갔다. 이것저것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재래 시장은 먹는 재미지! 라고 자기는 생각한다. 음... 나도 동의한다. 다양하게 먹는 가운데 국이나 규동 담기 좋은 그릇 두 개와 마침 자기 핸드폰 케이스가 교체할 때가 되어 예쁜 것으로 하나 업어왔다. 흥정하는 재미는 있었는데 우리는 아직 스킬이 부족하다. 다음에는 반값 이하로 불러서 흥정을 시작해야겠다!
홍콩의 쇼핑녀 컨셉.
예쁜이 처음 봐?
쇼핑은 무슨... 먹자!
대륙의... 아니 홍콩의 곱창과 선지국, 그리고 꼬치. 선지국은 다소 느끼했지만 맛은 있었다!
느끼함을 해소해주는 허유산의 망고 스무디!
계란빵!
신나게 구경을 마치고 침사추이로 지하철을 타고 내려와 제니 베이커리 대리 판매점을 찾아원가의 1.5배 정도 되는 가격으로 쿠키를 한 통 샀다. 바로 옆에 있던 샤샤에 들러서 화장품 구경을 하고 마뷰다 팩을 샀다. 한국보다 매우 싸다고 자기가 매우 즐거워했다. 드디어 알찬 하루를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셩완 역 앞에 있는 제니 베이커리가 닫힌 것을 확인하고 트리에서 다시 한 번 사진을 찍고 방으로 돌아왔다. 내일도 신나게 먹을 것을 다짐하며 굿나잇!